사람은 꽃보다 아름답다.
사람은 꽃보다 아름답다.
1989년 1월, 경찰서 형사기동대에서 조직 폭력배 검거 팀장으로 근무했을 때 일이다.
설날을 앞두고 나는 치안사건 다발지녁에 배치돼 병원 근처를 순찰하던 중이
었다. 그때 휠체어에 환자를 태우고 가던 보호자가 핸드백을 날치기 당했다.
범인 두 명 중 한 명은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했고, 다른 한 명은 주택가 골목을
향해 달려갔다. 쫓고 쫓기던 범인과 나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.
그는 "움직이지마! 안 그러면 가만 안 두겠어!" 라며 15센티미터 갈을 들이대고
나를 위협했다.
왼쪽으로 한 걸음씩 이동하자 범인은 자기를 잡으려는 동작으로 생각하고는 칼을
휘둘렀다. 휘두른 칼은 내 복부를 스치고지나가 오른쪽 관목에 깊숙이 꽂혔다.
그순간 나는 도망가려는 범인의 허리띠를 잡았다.
그는 길에 있던 벽돌로 내 이마를 내리쳤다. 다행히 범인은 출동한 다른 경찰에
의해 붙잡혔다.
그 뒤 나는 행정보좌직에 파견돼 근무하다가 시작하고 2002년 11월, 기업에서
법무 일을 했다. 그러나 그곳에서 그만 경제사범이 되어 구속되고 말았다.
어느 날, 교도소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등 뒤에서 내 어깨를 가볍게
치며 "저 모르시겠습니까?" 라고 말했다.
뒤돌아보니 그는 바로 지난날 나의 복부와 팔을 칼로 찌른 사람이었다.
징역 5년 형을 살고 출소했다가 다시 구속돼 나와 같은 건물에서 생활하게 된 것이다.
그는 많은 사람들이 바라보는 앞에서 내게 무릎을 꿇고 앉아 "지난날의 잘못을
용서해 주십시오"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.
나는 그를 꼭 안아 주고는 악수를 청했다.
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것은 누구나 언젠가는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보다
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.
2006년 좋은생각 2월호